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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대 돌려차기 스포츠와 문화연구 - 방법과 실천 16호 기획 16 21763 / 384 2010년 09월 16일 16시 30분 21초 문화연대 체육문화위원회 뉴스레터 '돌려차기' 2010년 16호 기획 스포츠와 문화연구 - 방법과 실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1. 들어가는 말 한국 사회에서 스포츠는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는 문화임에도 불구하고 스포츠에 대한 문화적 연구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에 대한 전문적인 문화비평이나 문화담론이 학계에서나 저널리즘에서나 활발하게 논의되지 못하고, 스포츠를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화현상으로 인식하면서 이것을 적극적으로 담론화하는 노력들이 미진하다. 스포츠에 대한 연구는 이른바 ‘스포츠사회학’이라는 이름으로 주로 체육학을 전공한 학자들 사이에서 소통되는 학문의 영역으로 제한되어 있어 보이며, 그나마 스포츠사회학이 체육학계의 주류로 볼 수도 없을 뿐더러, 정치경제학적 연구를 넘어서 스포츠의 문화사회학적인 의미들을 담론화하는 연구들도 주류를 형성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사실 스포츠에 대한 연구저서가 그렇게 적은 것은 아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검색해 본 결과 2000년 이후로 나온 스포츠 관련 저서는 대략 340권 정도의 분량이 된다. 그러나 기존의 스포츠 저서들은 “현대사회와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대학교재적 성격이 강한 개괄서나, 댄스스포츠와 같은 생활체육배우기와 관련된 도서, 스포츠마케팅과 스포츠산업 류의 경제도서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스포츠를 문화사회학적인 관점으로 접근한 문화비평서나 분석서들은 많지 않다. 한국에서 문화연구(cultural studies)를 한다는 많은 연구자들이 스포츠에 대해 가지는 관심 역시 마찬가지이다. 스포츠가 대중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영역임에도 스포츠 문화연구는 영화, 대중음악, 미디어, 광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에 비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문화연구 진영에서 스포츠연구가 주목을 받지 못하는 이유가 스포츠를 문화연구적인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비평하는 연구자가 극히 소수에 불과한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스포츠 자체가 저급한 문화장르, 혹은 소수 남성 매니아들의 전유물로 인식되면서 연구의 타당성이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때문이기도 하겠다.
문화연구의 영역에서도 고급문화 저급문화라는 이분법이 존재하듯이 영화와 미디어와 같은 주류 영역과 스포츠, 서브컬쳐와 같은 비주류 영역이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고, 문화연구의 대상이 풍부하지 못한 것은 학문의 탈위계화와 간학제적인 연구를 미덕으로 삼는 문화연구의 본래 취지에서 어긋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러나 스포츠가 스포츠 학계나 문화연구자들에게 문화비평과 분석의 흥미로운 대상이 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젊은 학자들이나 문화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스포츠를 문화비평과 연구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들이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90년대 말부터 스포츠에 대한 본격 문화비평서들대표적인 저서로는 이동연 편, 「스포츠, 어떻게 읽을 것인가」(삼인, 1998). 정준영, 「열광하는 스포츠 은폐된 이데올로기」(책세상, 2003)이 있다.이 출간되기 시작하고, 일부 문화비평가들은 스포츠에 대한 개인의 관심을 글쓰기의 영역으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또한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축구와 스포츠문화에 대한 연구월드컵과 관련하여 국내에 나온 책은 대략 80여권 정도가 되지만, 학술적인 영역에서 나온 책은 『월드컵, 그 열정의 사회학』(안민석․전준영 편, 한울, 2002), 『국민역동성의 이해와 해석』(한국교육개발원간, 2003), 『월드컵, 신화와 현실』(윤상철․안민석 편, 한울, 2002) 정도가 있다. 가 어느 정도는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한일 월드컵을 전후에서 축구와 스포츠문화에 대한 각종 컨퍼런스도 활발하게 진행되었고, 각종 미디어에서 ‘스포츠와 이데올로기’ ‘붉은 악마의 문화사회적 의미’, ‘월드컵과 세대’ 등에 대한 심층분석과 전문가 칼럼이 줄을 이었다. 스포츠 문화에 대한 최근 관심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문화연구는 하나의 경향이나 담론을 형성하기 보다는 여전히 소수의 개인적 연구로 제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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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문화적․이데올로기적 성격에 대한 메타이론의 구성, 스포츠의 다양한 현상들을 문화이론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방법론, 스포츠 문화현상에 대한 문화비평, 그리고 스포츠의 문화적 공공성을 확립하기 위한 정책연구 등 스포츠를 문화연구적 관점에서 연구영역을 확대하고, 주제를 재구성할 수 있는 과제들은 여전히 많은 연구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본 글은 문화연구로서의 스포츠비평을 논의할 때 어떤 이론적 맥락들이 존재하는지, 그리고 스포츠 문화연구의 대상과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실제 분석 사례들을 제안하면서 논의하고자 한다. 문화연구와 스포츠 1964년 영국 버밍엄대학의 현대문화연구소(Center for Brimingham Contemporary Cultural Studies:CCCS)의 출범으로 본격화되기 시작한 서구의 문화연구는 인문학과 사회학, 이론과 현실의 이분법적인 경계를 허물고 우리 사회 현실을 구성하고 있는 문화적 구성체에 대한 비판적 작업에 몰두해왔다.
문화연구는 크게 보면 세 가지의 발생배경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문화좌파적인 전통으로서, 50년 중반 이후 문화연구는 신좌파운동의 일환으로 문화의 일상성, 문화와 계급, 문화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의 문제들을 다루면서 비판적인 틀을 구축했다.Dennis Dworkin, Cultural Marxism in Postwar Britain, Duke University Press, 1997, 1장 “Lost Right” 참고. 신좌파운동으로서 문화연구는 문화의 경제결정론을 비판하면서도 문화가 지배계급의 생산관계를 재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문화의 이데올로기적 과정에 대해 다양한 이론적인 틀로 분석하고자 한다. 두 번째는 문화연구는 인문주의의 오랜 전통이었던 휴머니즘을 비판하면서 문자문학, 문화의 미적인 가치, 예술의 진리에 대한 회의감을 갖는다. 역으로 문화연구는 문화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 문화의 가치가 실현되는 과정, 문화의 의미화과정(sgnification)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르주아 휴머니즘에 대한 비판적 작업을 해왔다. 앤소니 이스트호프의 주장대로 문학연구의 패러다임은 대중문화와 변별되는 문학적인 경전을 구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그러한 경전이 유기적으로 통합되어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지만, 문화연구는 텍스트가 어떻게 의미화되는가의 과정을 추적하는 실천이다.Antony Easthope, Literary into Cultural Studies, Routledge, 1991.
셋째로 문화연구는 특정한 사회 현실에 개입하는 지적인 실천의 한 형태이다. 문화연구는 단지 이론적인 연구에만 몰두하지 않고 현실의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석하려고 했으며, 나아가 현실을 바꾸려는 개입들을 시도했다.
밴 에거의 지적대로 문화연구는 문화연구의 지적, 비판적 기획의 전통뿐 아니라 문화연구가 대항헤게모니적인 정치적 실천에 대하여 직접적인 기여를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상생활의 정치적 지형과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인다. 벤 에거,『비판이론으로서의 문화연구』(김해식 옮김), 서울: 옥토, 1996, 331-332쪽.
그로스버그가 ‘급진적 맥락주의(radical contextualism)’ 그로스버그는 맥락, 지식, 권력 사이의 특정한 관계를 규정하고 드러내고자 하는 시도라고 이해할 수 있는 급진적 맥락주의야말로 문화연구에 고유한 특징이라고 강조한다. 로렌스 그로스버그,「문화연구: 그 이름이 의미하는 것」(마동훈, 정성철 역),『현대사상』(4호, 1997 겨울), 182쪽.라는 용어를 통해 문화연구의 맥락적 실천과 개입적 특성을 강조하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문화연구는 CCCS의 출범 이전과 이것이 80년대 중반에 대학의 학과로 편입되는 과정을 통해서 이론적 실천적 입장이 변화했다. CCS의 출범 이전에는 주로 레이먼드 윌리암즈의 문화유물론이나 문화적 경험주의가 지배적인 연구틀이었지만, CCCS의 출범 이후에는 프랑스의 구조주의 이론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특히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은 미디어와 문화적 텍스트의 재현에 대한 비판이나 주체의 형성과정에 개입하는 국가장치들의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규명하는 데 유용한 이론적 근거가되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소쉬르의 구조주의언어학에서 기반한 기호학이론이 텍스트 내의 의미의 구조적인 원리를 밝혀내는 데 중요한 이론적인 토대가 되었다. 구조주의와 이데올로기 이론은 주체의 문화적 정체성이 구성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나름의 매력이 있긴 했지만, 주체의 자율성과 실천의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60년대 중반에는 이데올로기 이론 대신에 헤게모니이론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홀의 지적대로 문화연구의 두가지 패러다임은 구조주의와 문화주의인데 문화주의는 주체의 역사적 실천의 문제들을 강조했다.이동연, 「문화학의 대안적 교육과정을 위한 모색」, 『문화연구의 새로운 토픽들』, 문화과학사, 1997 참고. 텍스트 분석과 현실공간과 주체에 대한 의미화실천(sgnifying practice)을 강조했던 문화연구는 1980년대부터 CCCS가 학과의 제도로 편입되면서 제도연구, 정책연구를 강조하기 시작했다. 토니 베넷은 기존의 문화연구에 대한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문화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의미화실천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문화연구가 구제적인 제도적 실천을 담은 문화정책 연구로 방향전환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90년대 초까지 호주 그리피스 대학의 문화정책 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베넷은 호주의 문화정체성을 새롭게 설정하기 위한 작업을 벌였다.
베넷은 문화정책의 이론적 개입의 네 가지 조건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문화를 지배와 관리의 특정한 장으로 간주하면서, 문화를 정의할 때, 정책적 고려 사항들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점. 둘째, 이러한 총체적인 문화의 장 내에 존재하는 각기 다른 문화영역들을 그 영역들과 특정하게 관련된 정치체계의 목적들, 목표점들, 기술들에 따라 변별해야 한다는 점. 셋째, 서로 다른 문화영역들과 구체적으로 관련된 정치적 관계들을 아주 분명하게 규정하고 그 정치적 관계들에 참여할 구체적인 방식들을 개발해야 한다는 점, 넷째, 지적작업이 그 실체나 스타일에 있어 그 작업과 관련된 문화영역 내부의 서로 동일한 담지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그 행동에 기여할 수 있는 방식들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Tony Bennett, 'Putting Policy into Cultural Studies' in Cultural Studies(eds by Lawrence Grossberg, Cary Nelson and Paula A.
Treichler, Routledge:New York & London, 1992 참고. 현재 문화연구는 정책연구와 더불어서 전지구화에 대한 연구, 특히 전지구화된 과정에서 문화가 어떻게 탈국가화되고 다문화화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 ‘문화연구’(cultural studies)가 1960년대 영국에서 등장한 서구의 비판이론이지만, 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 '지역연구'(regional studies)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캐나다 호주와 같은 제2세계 국가들캐나다와 호주에 문화연구가 활성화되는 계기는 미국과 영국이라는 지리적, 선험적 경계로부터 이 두 나라가 어떤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가령 캐나다의 경우는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의 위력에 눌려서 북미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기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연구자들이 국가의 문화정책에 많이 참가했으며 호주의 경우 자신들의 문화정체성을 앵글로색슨족이라는 종족기원에 둘 것인가, 아니면 호주원주민들과의 조화를 통한 새로운 정체성을 추구할 것인가(가령 아시아적 정체성을 향한 호주라는 프로젝트)하는 정책수립에 역시 문화연구자들이 많이 참여했다. 이에 대해서는 Meaghan Morris and John Frow, Australian Cultural Studies:A Reader,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1993. Tony Bennett et al, Accounting for Tastes: Australian Everyday Cultures,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9 참고.이나, 인도, 대만, 남미국가들과 같은 제 3세계 국가 지식인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분과학문 간의 연계와 이론과 실천의 결합을 강조하는 문화연구가 속성상 이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 개입해 들어가려는 제도적, 의미론적 실천들을 기획하고 한다는 점에서 지역을 연구하는 현장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페미니즘 문화연구자인 다나 해러워이(Dana Haraway)가 강조한대로 문화연구는 탈근대 시대에 국지적인 정치학(local politics)을 위한 글로벌한 원칙들을 제안하는 것으로서 재현의 전통적인 정치학을 버리고 집합적인 접합의 전략을 위한 국지적 투쟁을 채택한다Dana Haraway, 'The Promises of Monster: A Regenerative Politics for Inappropriate', in Cultural Studies, eds L. Grossberg, Cary Nelson, P. Treichler, Routlege, 1992.
지역적, 국지적 실천여기서 사용되는 ‘지역적’이라는 것은 동아시아나, 유럽공동체 등과 같이 권역을 의미하며, ‘국지적’이라는 것은 권역 내의 한 영역을 의미한다.으로서 문화연구는 그런 점에서 어떤 고정된 연구대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문화연구는 그것이 뿌리내리고 있는 현장의 문제들, 예컨대 특정한 지역의 문화현상과 문화텍스트의 의미화과정(signification)을 분석하고 문화산업, 문화정책, 문화제도 등에 비판적으로 개입하는 '의미화실천'(signifying practice)을 다룬다. 문화연구가 태생적으로 서구적인 이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연구로 확산될 수 있었던 것도 그것이 현실개입이라는 독특한 실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문화연구자인 미건 모리스(Meaghan Morris)는 문화연구는 국지적이고 지역적이며, 국가적이고 국제적인 행위와 경험의 틀 사이의 관계의 사유를 가능케 하는 학문이며, 호주라는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문화연구의 기획들은 거대한 이론적 논쟁들보다는 공공미디어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종족적이고 정책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으며, 과거보다도 호주의 정치경제와 지리정치학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고 말한다. 이러한 문화연구의 배경과 전개과정을 고래해 볼 때, 스포츠를 문화연구적인 맥락에서 읽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포츠가 대중들의 일상을 구성하는 문화텍스트이며, 스포츠의 다양한 사건과 현상 안에는 당대 사회를 문화적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의미가 생산된다는 것이며, 스포츠의 사회화 과정은 이데올로기 과정이면서 제도적 과정이라는 점이다.
스포츠는 하나의 텍스트이며, 기호이고, 의미구성체이며 제도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스포츠는 게임의 장이며, 미디어의 장이기도하며, 사회적 세력관계들의 충돌하는 권력의 장이이도 하다. 스포츠를 연구한다는 것은 그런 점에서 스포츠를 통해서 주체가 어떻게 구성되는가와 그 주체가 몸담고 있는 사회가 어떻게 구조화되는가를 다양한 분석지점을 통해 밝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를 읽는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의미투쟁과 권력관계를 읽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연구로서의 스포츠는 어떤 연구 대상을 가질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스포츠와 주체형성’, ‘스포츠의 의미화과정’, ‘스포츠와 문화자본’, ‘스포츠와 문화정책’ 이 토픽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본 기획기사는 강의자료 입니다. 분량 관계로 일부만 게재합니다. 아래 제목을 클릭하면 여름강좌 자료 전문으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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